“아마야구 살리자” 대의로 의기투합, 한화 프런트가 큰일 했다

“아마야구 살리자” 대의로 의기투합, 한화 프런트가 큰일 했다

편집부

[베이스볼코리아=대전]

“한화 이글스가 정말 신경 많이 썼네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제1회 고교-대학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6월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만난 모 구단 고위 관계자가 ‘한화 칭찬을 많이 해달라’고 당부하며 한 말이다.“이런 대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고요. 한화에서 정성 들여 잘 준비한 덕분에 성공적인 대회가 된 것 같습니다.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대회에 참가한 아마야구 지도자, 선수들도 한목소리로 한화 구단에 감사를 전했다. 고교야구 올스타 사령탑 이영복 감독(충암고)은 “선수들에게 좋은 무대를 만들어준 한화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고, 대학 올스타를 맡은 정보명 감독(동의대)도 “대학 선수들이 이렇게 주목받을 기회가 많지 않다.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전 만난 고교 올스타 이재상(성남고)은 “한화 선수단이 쓰는 숙소에서 1박을 하고 한화 선수단 버스로 구장까지 왔다. 우리 학교 버스보다 좌석 간격이 넓어서 편안했다. 그라운드 흙과 야구장 시설이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의욕을 보였다. 고교 올스타 투수 김택연(인천고)는 “프로구장 마운드에서 한 번도 던져본 적이 없는데, 이런 기회를 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고, 대학 올스타 투수 정현수(송원대)는 “이렇게 좋은 행사를 마련해 주신 한화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고교, 대학의 잘하는 선수들과 함께 야구해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대학 올스타(사진=박난슬 에디터)

이번 올스타전은 한화 이글스 야구단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공동 주최로 열렸다. 그러나 실질적인 대회 준비와 진행은 거의 전적으로 한화 구단이 도맡았다. 사정을 잘 아는 야구 관계자는 “지난해 말 한화 스카우트 팀에서 처음으로 ‘고교-대학 올스타전을 해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스카우트 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구단과 그룹에서 흔쾌히 승인하면서 대회 개최가 급물살을 탔다”고 했다.

한화 야구단은 ‘아마야구를 살리자’는 대의 아래 의기투합했다. 한화 스카우트팀 정민혁 팀장은 “아마야구, 특히 대학야구 선수들에게 이런 대회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처음 대회 개최 아이디어를 낸 정 팀장은 “그래도 고교 선수들은 미디어와 팬들의 주목을 받는 편이지만, 대학 선수들은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학 대회 대부분이 지방 외딴곳에서 적은 수의 학부모들만 보는 가운데 열린다. 고교와 대학이 함께 주목받는 무대가 생긴다면, 아마야구가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도권 구단 한 스카우트는 “대회가 개최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화 스카우트팀, 특히 정 팀장이 중간에서 정말 애 많이 썼다”고 했다. 대회 개최를 위해선 고교야구를 주관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대학야구연맹으로부터 모두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단계부터 쉽지 않았다. 협회, 연맹, 고교 감독자협의회, 대학 감독자협의회 사이를 오가며 수차례 설득하고 읍소하는 과정을 거쳤다. 대회 일자를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화 홈경기가 없는 날 가운데 고교와 대학 선수들이 모두 참가할 수 있는 날 하루를 정해야 했다. 앞의 스카우트는 “정 팀장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대회가 무산됐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정 팀장은 한화 구단 구성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정 팀장은 “박찬혁 대표이사님께서 힘을 실어주신 덕분에 대회 개최가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손혁 단장님도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셨다.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참가자 전원에게 1군 선수단과 동일한 숙소, 버스, 식사를 제공하는 ‘통 큰’ 지원이 가능했던 배경이다.

정 팀장은 “스카우트 팀을 비롯해 구단 내 모든 부서가 한마음으로 협조해준 덕분에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다”고 했다. 대회 당일이 잠실 원정경기였던 한화는 대전에 남은 프런트 전원이 이날 올스타전을 위해 힘을 모았다. 마케팅 부서에선 대회 로고와 홍보물, 현수막, 트로피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였다. 중계방송을 맡은 ‘이글스 TV’도 이날 1경기를 위해 구단 레전드 김태균 해설위원과 인기 방송인 정용검 캐스터, 이재국 해설위원을 섭외하는 공을 들였다.

홈런 레이스 참가자들(사진=박난슬 에디터)

한화 구단은 이번 대회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매년 개최할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대회명에 ‘제1회’를 붙인 것도 앞으로 계속 열겠다는 의미”라며 “한번 하고 말 생각으로 만든 대회가 아니다. 첫 대회가 잘 마무리됐고 협회, 연맹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라 지속 가능한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 팀장은 “올스타전을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선수들과 학부모님들의 모습을 보며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안타를 친 대학 선수 가족들이 큰 함성과 함께 정말 좋아하시더라. 그 모습을 보며 감동받았다. 선수들과 가족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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