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 히어로 06] 대통령배 뒤흔들 괴력의 파이어볼러, 휘문고 김휘건

[BK 히어로 06] 대통령배 뒤흔들 괴력의 파이어볼러, 휘문고 김휘건

편집부

[베이스볼코리아]

8월 1일부터 열리는 제5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앞서 청룡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학교와 선수들에게 기회의 장이다. 신인드래프트 전 사실상 최종 시험대인 이번 대회를 통해 누군가는 확실한 굳히기를, 다른 누군가는 막판 뒤집기를 노린다.

휘문고 강속구 투수 김휘건도 이번 대통령배 개막을 손꼽아 기다린 선수 중 하나다. 김휘건은 올 초 ‘베이스볼코리아 매거진’ 선정 고교 유망주 랭킹 TOP 50에서 전체 2위를 차지한 특급 유망주다. 150km/h를 넘나드는 스피드와 묵직한 구위, 탈고교급 신체조건과 잠재력으로 ‘0순위’ 장현석(마산용마고)을 위협할 경쟁자란 평가를 받았다. 191cm의 큰 키와 105kg의 몸무게, 떡 벌어진 어깨와 솥뚜껑처럼 큰 손, 천하장사급 허벅지와 장딴지는 보는 순간 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 거구에서 와일드한 투구폼으로 공을 던지는 순간엔 뉴욕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거대한 황소 동상이 연상된다.

3학년 김휘건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시즌 데뷔전인 신세계 이마트배 부산고전에서 6.2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아내는 괴력을 뽐냈고, 전반기 주말리그 3경기에서도 12이닝 동안 18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황금사자기 덕수고전, 후반기 주말리그 충암고전에서 제구가 흔들리면서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이후 6월 6일 고교-대학야구 올스타전에서의 짧은 투구를 마지막으로, 한동안 정식경기에서 김휘건의 모습을 만날 수 없었다.

150km/h 넘나드는 강속구는 여전, 관건은 제구력

전력투구하는 김휘건(사진=베이스볼코리아 장지형 에디터)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에 따르면 김휘건은 여전히 뛰어난 구속과 구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 지방구단 스카우트는 “최근 등판에서도 최고 151km/h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졌다. 이보다 좀 더 코너워크에 신경 써서 던지는 공은 146~7km/h 정도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140km/h 후반대 볼 스피드는 고교 우완 투수 가운데 최상위급에 속한다. 단지 속도만 빠른 게 아니라 강력한 회전을 동반해 타자에게 강한 공포를 선사한다.

관건은 컨트롤이다. 김휘건은 올해 6경기 25.2이닝 동안 총 14개의 4사구를 허용했다. 볼넷 11개에 몸에 맞는 볼 3개로 거의 2이닝당 1개꼴로 4사구를 허용했다. 특히 최근 열린 2경기에서 7이닝 동안 5볼넷과 3개의 몸 맞는 볼을 내주면서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도권 구단 한 스카우트는 “투구 메커니즘도 좋고 공에 힘을 모아 때리는 능력도 좋은데, 이따금 공을 제대로 눌러주지 못하고 뜨는 경우가 나온다. 특히 볼 스피드를 의식해서 너무 강하게 던지려고 하다가 타자 몸에 맞는 볼이 나올 때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휘건도 이런 점을 모르지 않는다. 고교-대학 올스타전이 열린 지난달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만난 김휘건은 “올해 북일고에서 휘문고로 전학하면서, 좀 더 개인 운동과 준비할 시간이 많아진 게 장점이다. 아무래도 아카데미나 트레이닝 센터가 서울 쪽에 모여있지 않나. 두 군데를 다니면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휘건이 이용하는 사설 훈련장은 한화 이글스 투수 출신 김광수 대표가 운영하는 ‘54K 트레이닝센터’다. 과학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갖춘 ‘54K’는 류현진(토론토)을 비롯해 안우진(키움), 문동주(한화) 등 리그 대표 강속구 투수들의 훈련 장소로도 유명하다. 여기에 퍼포먼스 트레이닝을 전문으로 하는 ‘바디 사이언스 야구트레이닝센터’도 정기적으로 찾는다. 최신 장비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선수의 신체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게 돕는 곳이라고.

다양한 시도와 연구를 통해 김휘건이 추구하는 목표는 간명하다. 150km/h 언저리에서 다소 정체된 구속 향상은 물론, 약점인 제구와 변화구 구사까지 모두 잡는 것. 김휘건은 “작년에는 제구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었고, 중요한 경기 승부처에서 흔들릴 때도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겨울 훈련부터 제구에 초점을 맞춰 준비했는데,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휘건은 “변화구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도 목표”라고 했다. ‘퀄리티’가 어떤 의미인지 묻자 그는 “같은 변화구라도 로케이션에 신경 써서 던지려고 한다. 내가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지는 게 중요하다. 빠른 볼과 구분하기 어렵게 하려면 터널링도 좋아야 한다. 구속만이 아니라 이런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휘건은 “구속이나 퍼포먼스 면에서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걸 안다. 개인적으로도 언젠가는 160km/h를 던지는 투수가 되는 게 목표”면서도 “올해는 일단 제구부터 잡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제구가 어느 정도 잡혔고 스피드도 앞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공만 빠른 게 아니라 퍼포먼스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약간의 부침이 있긴 했지만, 구단들 사이에서 김휘건은 여전히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상위 유망주로 분류된다. 장현석-황준서-김택연의 ‘빅3’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김휘건은 조대현-육선엽과 함께 ‘전체 4순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이번 대통령배에서 향상된 제구력과 경기 운영으로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김휘건의 주가는 다시금 치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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